AIWORKX Blog – CEO 인터뷰

리브랜딩 1년, 포용적 AI, 그리고 11년 차 AIWORKX — 대표 인터뷰

문 여는 글의 주제를 뭘로 할지 한참 고민하다가, 사람과 서사에 관심이 많은 인터뷰 덕후 기질에 충실하기로 했습니다. 대표님께 대화를 청했습니다.

올해는 해외 일정이 유난히 많았습니다. 정부 기관 자문과 강연까지 아젠다가 넓어진 시기라, 대표님의 생각과 회사의 사업 방향을 한 번에 짚어보기 좋은 타이밍이라고 봤습니다. 질문은 6개 키워드로 미리 전달드렸습니다.

Q1. 리브랜딩 1년, 최근 AI 변화를 어떻게 보시는지요?

테스트웍스에서 AIWORKX로 바뀐 지 1년. 사명과 함께 정한 세 가지 방향은 어디까지 왔을까.

사명이 바뀐 것이 지난해 3월 말에서 4월 사이입니다. 최근 비주얼 요소까지 확정되면서 1년 남짓의 리브랜딩이 막바지에 접어들었습니다. 그 사이 AI 기술의 변화 속도는 눈에 띄게 빨라졌는데, 지난 1년 반을 어떻게 보고 계신지부터 물었습니다. 첫마디부터 속도 이야기였습니다.

“최근 상황은 속도가 너무 빨라서 정신을 못 차리겠어요.”

창업하고 6~7년 동안은 AI를 일찍 시작한 덕에 “기존 소프트웨어와는 좀 다르구나” 하는 정도의 느낌이었다고 합니다. ChatGPT가 나온 2022년 11월부터 2025년 상반기까지가 두세 배 빨라진 느낌이었다면, 최근 1년은 예년의 10배쯤 된다는 것이 그의 체감입니다.

다만 그 속도를 부담으로만 읽지는 않았습니다.

“산업혁명의 한가운데에 있는 거죠. 그래도 재미있는 일도 많고, 새롭게 해야 할 것도 보여요. 원래 혼돈의 시기에 영웅이 나온다고 하잖아요. 그 시기에 잘 맞춰서 이름도 잘 바꾼 것 같아요.”

사명을 바꾸겠다는 생각은 사실 2022년 즈음부터 했습니다. 그때 정한 것이 세 가지였다고 합니다. AI 전환을 주도하는 기업이 될 것, 솔루션 중심으로 갈 것, 그리고 소셜 미션은 절대 잊지 말 것. 1년이 지난 지금 그 방향대로 왔느냐고 묻자 돌아온 답은 이랬습니다.

“드라마틱한 변화는 아니지만 전체 방향은 생각한 대로 가고 있습니다.”

가시적인 성과는 금융권에서 먼저 나왔습니다. 제1금융권의 AX 전환을 돕는 일에서 실적이 나오고 있고, CodeBridge 솔루션은 PoC를 거쳐 제품으로 납품되면서 확장성이 커지는 중입니다.

DeviceProbe™와 AgentRigor™도 자리를 잡아가고 있습니다. 데이터 라벨링 교육과 비전 데이터 구축에 쓰이는 blackolive는 OCR과 3D, 자율주행 쪽으로 계속 고도화되면서 데이터 사업을 받쳐주고 있습니다.

성과를 짚은 뒤에는 부족한 쪽을 곧바로 이어 붙였습니다.

“다만 회사의 일하는 방식도 더 확실히 AX 중심으로 바뀌어야 하겠고, 사업 개편도 그 중심으로 준비하고 가야 하지 않나 생각하고 있어요.”

Q2. 특히 올해 디지털 격차, 포용적 AI 주제 강연이나 발표 요청을 많이 받으시고, 주요 정부기관 자문도 하셨습니다. 이 주제를 어떻게 생각하세요?

AI 양극화에 대한 답으로 그가 꺼낸 것은 기술이 아니라 ‘공동선’이었다.

올해는 디지털 격차와 포용적 AI를 주제로 한 강연 요청이 부쩍 늘었습니다. 주요 정부기관 자문도 맡았습니다. 이 주제를 어떻게 보고 있는지 물었더니, 돌아온 답은 기술이 아니라 철학이었습니다.

“요즘 근본적인 철학 문제에 관심이 많아요. 사람들이 그런 얘기 하잖아요. AI가 양극화를 더 가속화 시키고 세상이 두 동강 나는 것 아니냐. AI를 소유하고 AI를 활용해 엄청난 부를 누릴 수 있는 사람과 그러지 못한 사람의 양극화가 심해질 것은 자명해요. 거기에 공포감이 많고, 특히, 일자리 문제에 우려도 많죠.”

그렇다면 일자리는 왜 없어지는가. 그는 원인을 기술이 아니라 욕구에서 찾았습니다.

“결국 있는 사람들은 더 돈을 벌고 싶고, 돈을 더 벌려면 인건비를 줄여야 하고, 사실은 그 욕구에서 오는 거거든요.”

대안이 뭐냐는 질문을 많이 받는다면서도, 내놓은 답은 기술적 해법이 아니었습니다. “우리 스스로 철학을 바꾸는 것 외에 대안이 없는 것 같아요.” 너무 우아한 얘기라 웃을 수도 있다며 꺼낸 단어가 공동선이었습니다.

이 사회의 재화는 공공재라는 걸 인지해야 해요. 돈을 안고 무덤에 가는 건 아니잖아요.

재화는 일시적으로 삶에 필요한 편리한 도구일 뿐, 재화와 경제적 이익이 삶을 지배해서는 안 된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자본주의를 살아가는 상당수가 스스로도 거기에 길들여진 것 아니냐는 물음이 이어졌습니다. 불안해하면서도 막상 경제적 이익을 취할 수 있는 일이라면 어떻게든 미친 듯이 하게 된다는 것이죠.

“공동선을 위해 함께 살아가는 사이라는 인식이 확장되지 않는 한, 포용적 AI에 희망이 있나 하는 생각이 들어요.”

그 인식이 기반이 돼야 그 위에 연대가 가능하다고 봅니다. 특정한 문제를 같이 해결하려고 기술이 붙으면 사람들은 연대할 수밖에 없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재화를 공공재로 인지하지 못하다 보니, 사람을 돕고 기술을 좋은 의미로 적용하는 일이 자선이나 기부 행위처럼 취급됩니다. 그 지점이 불편하다고 했습니다.

“그게 기분이 나빠요. 플랫폼 기업들이 AI 공익 활동 같은 걸 하는데 진심이 아니고 일종의 쇼맨십 같은 거거든요.”

ChatGPT도 시작은 난제 해결이라는 공익적 목적이었지만 결국 자본 시장 논리로 가속화됐고, 중국은 패스트 팔로우 전략으로 개발도상국에 기술을 무상 공급하며 시장을 확장하고 있습니다. 공동선이라는 답 말고 냉철한 경영자로서 보탤 말이 있을 것 같아 한 번 더 물었습니다.

“자본시장 자체를 부인하는 게 아니라, 이걸 하나의 공공재로 인식하지 않는 한 일부 사람들에게 재화와 이익이 쏠리는 걸 막을 수 없고 점점 가속화될 거라는 얘기예요. 결국 철학의 문제라는 거죠.”

이 철학이 자기 생각은 아니라는 단서도 달았습니다. 교황청에서 나온 AI 사회교리에 기반한 이야기라는 것입니다.

“안전하고 안심할 수 있는 삶을 살고 싶은 기본적인 욕구가 너무 많은 욕망이 되고, 그 욕망으로 자본주의의 극단으로 가는 게 맞나. AI 기술도 자본주의 극단화에 보탬이 되는 쪽으로 활용되고 있는 것 아닌가 하는 걱정이 돼요. 결국 기술의 문제가 아니라 철학과 사회 체계의 문제인 것 같아요.”

그렇다면 기업이 지금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일까. 여기서 그는 범위를 좁혀 ‘스몰 윈(small win)’을 이야기했습니다.

“조금 좁혀서 말하면, 이런 양극화 속에서도 기술을 활용해 ‘스몰 윈(small win)’ 사례를 만들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그게 더 지속 가능한 사회로 가는 방향이고, 그런 면에서 우리 회사가 어느 정도 역할을 하고 있다고 생각해요.”

작지만 어떤 기업이 AI 기술로 진심으로 사회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걸 보여주는 일. 공공이 모든 사회 문제를 다 해결할 수 없는 상황에서 기업이 그 역할을 대신하면 새로운 시장 창출로도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 그의 생각입니다. 그러면서 포용적 AI라는 말의 범위 자체가 넓어져야 한다고 덧붙였습니다.

“그리고 포용적 AI는 예전의 단순한 포용적 고용, 즉 장애인 등의 취약계층 고용을 뛰어넘어서 AI 생태계 자체를 다른 방식으로 빌드업하는 플레이어도 분명히 필요하다고 생각하고, 그런 면에서 우리 회사가 어떤 부분은 새로운 시도로 선도하고 있지 않나 생각합니다.”

Q3. KOICA IBS 사업: 베트남에서 캄보디아로

일감을 내려주는 모델은 왜 무너졌나. 그리고 캄보디아에서는 무엇을 다르게 설계했나.

AIWORKX는 코이카 IBS(Inclusive Business Solution) 과제를 두 건 수행했습니다. 2022년 시작한 베트남 프로그램이 마무리됐고, 2030년까지 이어지는 캄보디아 프로그램이 시작됐습니다.

두 과제 모두 개발도상국의 디지털 격차를 포용적 AI로 풀어보려는 시도입니다. 특히 크메르어는 유엔이 지정한 저자원 언어라 의미가 더 큽니다. 베트남에서 얻은 교훈이 캄보디아로 어떻게 이어졌는지를 물었습니다.

“베트남 사업과 캄보디아 사업이 우리 회사의 Phase 1과 Phase 2를 대변한다고 봐요.”

Phase 1은 고용 창출형이었습니다. 데이터 레이블링 사업으로 시작해서, 레이블링에 필요한 매뉴얼한 일을 개발도상국 인력에게 교육하고 고용을 창출했습니다. 아웃소싱이 아니라 임팩트 소싱입니다.

“저는 처음부터 아웃소싱이 그리디하다고 생각했고, 사회적 기업 개념을 찾다 보니 임팩트 소싱이라는 개념을 알게 됐어요. 클라우드팩토리나 사마소스 같은 회사들이 데이터 레이블링으로 우리와 비슷하게 시작해서 글로벌 임팩트 소싱으로 유명해진 회사들이에요.”

그런데 그 1세대 모델의 한계가 지금 드러나고 있습니다. 앞서 플랫폼 기업의 공익 활동이 진심이 아니라고 했던 이유도 여기서 이어집니다.

“사마소스도 저임금과 노동 환경 문제로 계속 지적을 받다가, 올해 대형 플랫폼 고객사가 어노테이션 계약을 끊으면서 나이로비 현지 인력 1,000명 넘게 정리해고를 했어요. 결국 일감이 전부 해외 플랫폼 기업 손에 있는 구조였던 거죠. 고객사가 계약을 끊으면 그 나라에 남는 게 없어요.”

그 사람들에게 개발도상국 인력은 값싼 공급망이지 함께 성장할 파트너가 아니거든요. 그러니까 좋을 때는 임팩트라고 홍보하고, 안 좋아지면 제일 먼저 정리하는 거죠. 그건 임팩트가 아니라 워싱이에요.

그래서 캄보디아는 설계 자체를 바꿨습니다. 베트남에서 장애인이나 취약계층을 직접 고용하거나 고용을 연계했다면, 캄보디아는 생태계 자체를 인클루시브하게 구축하는 사업으로 확장했습니다. 그리고 더 솔루션 중심으로 갔습니다.

“1세대가 고용 창출형이었다면 이건 생태계 구축형, 2세대 임팩트 소싱인 거죠. 일감을 내려주는 게 아니라, 그 나라 안에 스스로 돌아가는 판을 만들어 놓고 나오는 거예요.”

실제로 크메르어 언어 모델을 구축하고, 필요한 인력을 교육하면서 경량화된 모델을 만들고, 그 위에 올라가는 에이전트를 만듭니다. 캄보디아 안에 지속 가능한 AI 생태계를 만드는 것이 목표입니다. 그가 강조한 것도 결국 지속 가능성이었습니다. “중요한 건 지속 가능한 비즈니스를 만든다는 거예요.”

의미는 하나 더 있습니다. 한국이 가진 소버린 AI의 경험과 노하우가 다른 나라에 이식될 수 있다는 것. 그는 이것을 한국 입장에서 중요한 AI ODA 전략으로 봅니다.

“ODA 사업은 상호 호혜적이에요. 기술적 우위를 가지고 기술 식민주의를 하듯 진출해서 시장을 지배하고 이익을 극대화하는 게 아니라, 우리 기술을 이식하면서 동시에 그 나라가 처한 문제를 함께 해결하고 지속 가능한 생태계를 같이 만드는 게 중요하거든요.”

마지막 의미는 앞 장에서 했던 이야기와 맞닿습니다. 공익적 가치를 추구하는 사업을 공익적 가치를 가진 기업이 주도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일입니다.

Q4. AI의 신뢰성과 안전성이 화두입니다. 이 판을 어떻게 읽고 계시나요?

SW 테스트로 시작한 회사가 보는 다음 검증 대상은 휴머노이드다.

AI 기본법이 시행되고 개발 속도가 빨라지면서 AI 신뢰성과 안전성이 화두가 됐습니다. 상하이 WAIC 전시에서는 “한꺼번에 다 하고 있는 속도·규모·관심이 다 놀랍다”고 했고, 캐나다에서는 검증과 확인이 가능한 LLM 개념을 소개하며 AI가 잘못 사용됐을 때의 재앙을 발표했습니다. 올해 여러 나라를 다니며 이 판을 어떻게 읽고 있는지 물었습니다.

“에이전틱 AI가 엔터프라이즈에 막 적용되니까 신뢰성은 당연히 확인해야 하고 모두의 화두가 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에요. 우리 회사는 SW 테스트 업무로 시작한 회사이기 때문에, AI 기반 제품이 상용화되는 과정에서 안전한지, 신뢰할 수 있는지를 검증하는 건 가장 잘할 수 있는 일이라고 생각해요.”

그리고 다음 판을 로봇으로 봤습니다.

AI의 끝판왕은 Physical AI, 로봇이 될 것 같은데, 로봇 신은 정말 지금 R&D 단계, 시작 지점이거든요.

AI 기본법과 관련해서는 AI 윤리도 챙겨야 한다고 덧붙였습니다. 특정 계층이 소외되거나, 편향되게 학습되거나, 비윤리적인 발언이나 아웃풋이 나오는 문제를 누군가는 봐야 한다는 것입니다.

로봇의 신뢰성이 특히 어려운 이유는 봐야 할 레이어가 많기 때문입니다. 하드웨어 품질,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가 만나는 지점의 품질, 소프트웨어 레이어의 품질, 그것을 다 통합한 시스템 레이어의 품질까지 확인해야 합니다. 그 전 구간을 다룰 수 있는 회사가 흔치 않다는 것이 그의 판단입니다.

“앞단 업스트림에 있는 품질부터 다운스트림 품질까지 통째로 확인할 수 있는 회사는 우리밖에 없지 않을까. AI의 끝판왕인 휴머노이드 로봇 같은 것들을 제대로 검증하고 품질을 책임지는 플레이어가 필요하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필요한 것은 데이터와 전문성이었습니다.

“그걸 잘하려면 고품질의 데이터도, 검증하는 데이터도 필요하고, 종합 선물 세트같이 다양한 레이어의 전문성과 기술력이 필요해요. 그동안 우리가 쌓아온 경험과 노하우와 데이터가 다 거기에 녹아들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AX는 결국 AI 소프트웨어 쪽 전반을 다루는 주제인데 이건 조금 더 쉬운 게임이었어요. 하드웨어, 특히 로봇이 붙으면 완전히 종합 선물 세트 같은 분야가 되는거에요. 제가 로봇을 만들어봐서 아는데 진짜 쉽지 않아요. 그쪽은 할 게 무궁무진할 거라고 생각해요.”

로봇도 휴머노이드보다는 산업 쪽에서 먼저 적용될지 물었더니, 그렇게 순서를 나누지 않았습니다.

“전방위적으로 될 것 같은데요. 어느 날 갑자기 쑥쑥 들어와요. 테슬라가 벌써 생산한다고 하잖아요. 로봇이 일상화되면 분위기가 굉장히 달라질 거예요.”

그가 그리는 판은 두 갈래입니다. 하이퍼스케일 쪽에서는 모델이 점점 거대해지고, 일상에 침투하는 쪽에서는 로봇이 생활에 들어옵니다. 엣지 AI는 로봇 중심으로, 거대 모델은 상위 톱10의 몇몇 플랫폼 회사가 지배할 것으로 봤습니다. “우리나라가 글로벌 톱3 얘기를 하니까, 톱10 중에 하나라도 끼어 있었으면 해요.”

Q5. 11년 차 사회적 기업 AIWORKX, 자신 있는 것과 부족한 것

소셜 미션을 접으라는 제안을 그동안 여러 번 받았다. 그때마다 순서가 틀렸다고 답했다.

AIWORKX는 11년 차입니다. 국내 창업 기업의 5년 차 생존율은 30% 안팎으로 OECD 주요국 평균의 절반 수준입니다. 소프트웨어와 온라인 서비스로 좁히면 5년 생존율이 28%, 10년을 넘기는 기업은 열 곳 중 한 곳 정도입니다. 생존 자체가 흔한 일이 아니었던 셈입니다.

그래서 지금 가장 자신 있는 것과 아직 부족한 것을 솔직하게 물었습니다. 자신 있는 것은 기술이 아니라 태도였습니다.

“우리가 제일 잘하는 건 일을 책임감 있게 끝까지 끝내는 거예요. 직원들 일하는 걸 보면 신기해요. 어떻게든 책임지고 마무리해서 고객 만족을 얻어내요.”

이 대목에서 상하이에서 들은 얘기를 꺼냈습니다. 자기도 AI 박사라는 사람이, 이제 글로벌 상위 몇 개 회사를 빼면 기술 격차는 크지 않고 진짜 따라 하기 힘든 건 신뢰 자본이라고 했다는 것입니다.

“그러면서 그동안 쌓아온 우리의 신뢰 자본이 꽤 괜찮다고, 고객들도 만족하고 책임지는 기업으로 자리매김 하고 있어요. 그게 우리가 가장 자신 있는 부분이라고 생각해요.”

부족한 것은 짧고 분명했습니다.

“실력에 비해 소문이 많이 안 났다는 아쉬움이 있어요. 그게 우리 회사의 약점이랄까요, 마케팅. 이제부터는 잘될 겁니다.”

한 가지를 더 물었습니다. AIWORKX는 사회적 기업으로 출발해 투자 라운드를 이어왔습니다. 그런데 임팩트 생태계에서는 ‘착한 기업이라는 브랜드만으로는 자본이 오지 않는다’는 진단이 이미 공통되어 있고, 반대로 자본 시장에서는 사회적 가치를 성장의 제약 조건으로 보는 시선도 있습니다.

둘 중 하나를 접으라는 요구를 받아왔을 텐데 어떻게 통과해 왔는지 물었습니다. “그런 제안 정말 많이 받았어요.” 그런데 그는 그 요구의 전제 자체를 뒤집었습니다.

“그런데 저는 순서가 틀렸다고 봐요. 우리가 살아남은 이유가 바로 그 소셜 미션이거든요. 돈이 안 될 때부터 어려운 문제에 붙어 있었으니까, 지금 그 영역에서 우리만 할 수 있는 일이 생긴 거예요.”

착한 회사는 오래 못 버틴다는 통념이 있잖아요. 우리는 11년을 왔고, 소셜 미션을 한 번도 내려놓지 않은 상태로 상장을 준비하고 있어요. 사회적 가치와 지속 가능성이 서로 밀어내는 게 아니라는 걸 우리가 증명하고 있는 거죠.

AIWORKX의 핵심가치 중 하나가 신뢰(Trust)입니다. CEO Staff 런치에서 나온 말 중에 구성원을 “착함을 지킬 독한 것들”이라고 표현한 것이 있었는데, 이 대목에서 그 말이 떠올랐습니다.

마지막으로 2026년을 AI 기업가로서 한 문장으로 정리해 달라고 했습니다. 돌아온 답은 이랬습니다.

“생각하지 못한 질문인데, 이볼루션과 레볼루션 그 사이 어딘가에 있는 것 같아요. 이볼루션이라고 하기에는 레볼루셔너리하지만, 여전히 회사의 기본 체질을 가지고 변화하고 있는 느낌.”

즐겨 쓰는 단어로 하면 트랜스포메이션에 가깝겠다고 하자 이렇게 답했습니다.

“맞아요, 창업 초기부터 트랜스포메이션 얘기를 많이 했죠. 근데 요즘엔 트랜스포메이션을 너무 자주 해야 해서 힘들어요. 인생에 한두 번 하면 되는 건데.”


오피셜 인터뷰, 그 후 — 요즘 생각하는 두 가지

질문지를 덮은 뒤에 나온 이야기. 오늘 나온 어떤 답보다 톤이 분명했다.

자리를 정리하던 중에 대표가 말을 이었습니다. 준비된 답변이 아니었습니다. 포용적 AI 얘기를 하다 보면 걸리는 게 몇 가지 있다고 했습니다.

첫 번째는 ‘휴먼 아웃 오브 더 루프’입니다.

“포용적 AI 얘기를 하다 보면 걸리는 게 몇 가지가 있어요. 하나는, 로봇으로 전환되면서 일자리가 줄어들 것이고, 산업 혁신을 위해서는 로봇이 전면 적용돼야 하니 일자리가 없어도 된다는 이야기. 전면 자동화가 적용된 공장을 만드는 게 마치 우리가 추구하는 로봇의 그림인 것처럼 얘기하는 사람들이 있거든요. 그게 되게 마음에 들지 않아요. 그 콘셉 자체가 휴먼 아웃 오브 더 루프(Human out of the loop)를 전제하는 거거든요.”

이것을 철학의 문제라고 부르는 이유는, 결국 어떤 사회 시스템을 만들 것이냐의 문제이기 때문이라고 했습니다.

옳고 그름이 아니라 선택의 문제인 거죠. 사회 구성원들이 어떤 컨센서스를 갖고 있느냐가 중요해요. 욕구와 욕망, 그 사이 한 끗 차이일 것 같아요.

두 번째는 스타트업 씬입니다.

“두 번째로 거슬리는 건 스타트업 씬이에요. 최근 스타트업 씬의 한 방향이 ‘직원들 다 내보내자, AI가 다 한다, CEO 한 명 히어로가 회사를 끌고 간다, 직원 눈치 안 봐서 좋다’, 이렇게 AI로 모든 걸 해결하려는 회사를 얘기하는 분들이 있어요.”

일정 부분은 AI 활용으로 전환돼야 한다는 데는 그도 동의합니다. 다만 전환의 이유가 다르다고 봅니다.

“AI 전환 이유는 직원을 없애기 위한 게 아니라 데이터 기반으로 투명하게 경영하기 위한 거예요. AI 네이티브 회사로 전환하면 사람의 주관이나 직관이 아니라 데이터 중심으로 의사소통과 결정 과정이 투명하게 가는 절차적 공정성이 생기거든요. 그런 측면에서 AX를 바라봐야 하는데, 한쪽은 효율과 비용 절감을 극단화하고, 한쪽은 직원들과의 관계, 사람들과의 관계를 회피하는 수단으로 쓰려고 해요.”

그런 스타트업은 결코 성장하지 못할 것이라고 잘라 말했습니다. 어느 순간 AI가 하는 것에는 분명히 한계가 있고 사람이 필요할 수밖에 없다는 것입니다. 사업을 하고 조직을 끌고 간다는 건 결국 인간관계와 조직으로 갈 수밖에 없고, 어떻게든 어려움을 뚫고 가야 하는 일이라고 했습니다.

“‘AI로 직원 10명을 대체하자’ 같은 말이 틀린 말은 아니지만, 그 구호가 자칫 함께 일하는 문화 자체를 훼손하는 것 아닌가. 일이라는 건 함께 일한다는 게 엄청 중요해요. 일터는 단순히 돈을 버는 곳이 아니라 관계가 따라오는, 삶의 장이기도 하거든요. 노동이 주는 신성함이 있어요.”

두 이야기는 결국 같은 자리로 돌아왔습니다.

결국 근본은 철학의 문제 아닌가 싶어요. 이 모든 현상에 지금 시대를 사는 사람들의 욕구가 투영돼 있는 것 같아요. 크레이지한 주식 시장을 보면, 자기들이 결정해서 주도적으로 투자한 건데 그렇게 많은 사람들이 분노하고 절망하잖아요. AI는 결국 사람이 가진 욕구나 욕망의 거울이 아닌가. 그래서 다시 철학 책을 보고 있어요.